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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랫폼 후기 : 설국열차 감옥편?! 볼만한가

by 장난감냉장고 2020. 7. 6.

감옥판 설국열차?! 신박한 소재의 스페인 영화

진수성찬이 차려진 밥상이 0층에서부터 시작해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감옥! 보자마자 '와 소재 신박하다'싶었는데 영화 자체도 괜찮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설국열차>가 떠오를 수 밖에 없을텐데요.

 

설국열차가 계층사회를 꼬리칸부터 1등칸 '열차'로 그려냈다면 이 영화는 0층부터 최하층까지 내려가는 '수직형 감옥'으로 그려냈습니다.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욕구 '식욕' 앞에서 과연 당신이라면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사다리를 올라 꼭대기에 다다르면 밑에 사람들을 끌어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다리를 걷어차버린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라는 불편한 사실을 죄수들을 통해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사실상 계급사회인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감독이 던지는 메세지는 꽤나 직접적이고 명확합니다. 

 

메세지를 이야기 속에 숨기기 보단, 메세지를 위해 이야기를 짠 느낌?!이라 단순히 재미를 바라고 본다면 살짝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수직형 감옥 플랫폼을 세트로 잘 구현해 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중간중간 늘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역대 최악의 비수기인 2020년에 이 정도면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총평 : 설국열차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만족하실 것. 단순히 재미로만 보자면 글쎼... ★★★☆☆

 


[스토리]

*이야기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플랫폼 스틸 이미지

 

주인공 '고렝'은 6개월을 버티면 학위를 준다는 말에 자진해 감옥으로 들어온 인물입니다. 감옥에 들어오기 전 딱 한 가지 물건을 선택하라는 감옥 운영자의 말에 책을 골라 들어오는 전형적인 학자스타일이죠.

 

감옥 안에서 눈을 뜬 고렝은 룸메이트?! 트리마가시에게 감옥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이곳은 방 가운데를 관통하는 플랫폼으로 하루 한번 음식이 배달되는데, 진수성찬이 차려진 밥상이 0층부터 최하층까지 내려가며 정해진 시간 동안 각층에 멈추고, 죄수들은 각층에 플랫폼이 멈출 때마다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한달을 버텨야했죠. 한달이 지나면 각 죄수들이 있는 층은 랜덤하게 재배정됩니다.

 

즉, 어떤 달은 최상층을 배정받아 진수성찬을 마음껏 즐길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최하층에서 남들이 먹다 버린 찌꺼기로 연명해야 하는 것이죠. 

 

고렝은 위층에 배정된 사람들이 아랫층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남겨주면 되지 않느냐고 묻지만 트리마가시는 '왜 아랫층 사람을 위해 그래야하지?'라며 반문합니다. 위층이 아랫층보다 많이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것을 '적응한다'라고 표현하죠. 

 

더 플랫폼 스틸 이미지

 

트리마가시는 책을 선택한 고렝과 달리 칼 한자루를 가지고 감옥으로 들어온 인물인데요. 이것만 보아도 후에 트리마가시가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고렝이 처음 눈을 뜬 층은 38층. 높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낮지도 않은 적당한 레벨이었죠. 트리마가시는 다음 달 몇층에서 눈을 뜨게 될지 모르니 지금 많이 먹어두라 합니다. 감옥에 어느정도 적응해 갈 무렵, 층 재배정 날이 돌아오고 눈을 뜬 고렝은 침대에 꽁꽁 묶여 있습니다.

 

170층 대를 배정받자 트리마가시가 고렝의 인육을 식량 대신 먹을 생각으로 결박해 둔 것이죠. 100층 이하부터는 플렛폼이 내려와도 남아있는 음식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트리마가시는 생존을 위해 고렝의 인육을 먹기로 합니다. 

 

트리마가시가 고렝의 살점을 도려내려할 때 누군가 트리마가시를 공격해 고렝을 구해주는데요. 자신의 아이가 감옥에 들어와 있다며 매달 아이를 찾으려 플렛폼을 타고 최하층까지 내려오는 미히루였죠. 그녀 덕분에 트리마가시를 죽이고 겨우 목숨을 건진 고렝. 

 

더 플랫폼 스틸 이미지

 

감옥 운영자로 일하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죄수를 도우러 자진해 감옥에 들어온 이모구리가 고렝의 새로운 룸메이트가 됩니다. 이모구리는 플렛폼에 차려진 음식을 2인분씩 접시에 담아 다음 층으로 보내면 다음층 사람도 똑같이 2인분을 접시에 담아 다음층으로 보내고...하는 방식으로 모두가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모구리와 고렝은 플렛폼이 멈추면 2인분의 음식을 접시에 담아 다음층으로 보내고, 다음층 사람들에게 똑같이 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먹기 바쁜 사람들이 굳이 그렇게 할리가 없죠.

 

이모구리의 뜻대로 될리가 없다고 생각하던 고렝도 점차 모두에게 음식이 돌아가도록 만들어 이 시스템을 붕괴시키기로 마음 먹습니다. 생존 욕구가 인간성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이 감옥의 시스템을 보란듯이 붕괴시켜 모두가 살아남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고렝.

 

처음엔 단지 학위를 위해 감옥에 들어온 그였지만 각층에서 처참히 파괴당하는 인간성을 목격한 고렝은 이제 감옥이 만들어 낸 계층 구조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추천? 비추천?]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욕구인 '식욕'을 이용한 계층구조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소재는 매우 참신했고 메세지를 위한 플랫폼도 잘 구현해 냈지만 그에 비해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는건 아쉬웠습니다. 중반부를 지나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고렝이라는 인물도 입체적이지 못해 매력이 떨어집니다. 

 

결말도 열린 결말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그래서 이게 끝이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그럼에도 수직감옥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리얼하게 잘 그려냈고 보는 사람에게 '나라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묘현 영화입니다.

 

유쾌한 영화는 결코 아니며, 끝난 후에도 찝찝함이 남아있는 그런 영화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볼 재미위주의 영화를 찾으신다면 추천은 어렵겠네요. 

 

설국열차를 재밌게 봤고, 약간은 SF스러운 참신한 소재의 영화를 기대한다면  추천

영화는 즐거워야지. 깔끔한 닫힌 결말이 좋아 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

 

취향을 좀 탈 영화라 쉽게 추천은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근래 본 영화들 중 가장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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