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좋아하는 남자들만 재밌는 영화? 절대 NO!
개봉 직후 국내외에서 극찬이 쏟아졌고 현재도 네이버 평점 9.5에 육박할 정도로 보고 나면 모두들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이 영화. '레이싱'이라는 장르가 워낙 마이너하다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영화일 수 있지만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멧 데이먼과 크리스찬 베일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 크리스찬 베일은 켄 마일스 그 자체... 두 사람은 완벽한 케미를 보여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만큼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는 아닙니다만 남자들의 의리와 열정, 포드와 페라리 두 회사 간의 몰랐던 뒷 이야기와 숨막히는 레이싱 씬, 가장으로서 한 남자의 인생을 잘 버무려 낸 역작입니다.
오로지 레이싱만을 바라보며 살아 온 한 남자의 인생을 멋지게 그려 낸 영화이니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속도감 있는 레이싱 연출과 올드카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총평 : 이 영화를 보고나면 포드 자동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될지도...? 긴말 필요 없이 추천! ★★★★★
[스토리]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인 최초로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우승하며 스타가 된 '케롤 셸비'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생겨 레이싱을 접고 자동차 판매 회사를 차리고 세일즈맨으로 살아갑니다.
'켄 마일스'는 레이싱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레이서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다보니 제대로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카센터를 하며 궁핍하게 살고 있죠.
1960년대 포드 자동차의 CEO인 헨리 포드 2세는 GM에 밀려 판매량이 떨어진 포드를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라며 직원들을 닥달하는데요. 포드 마케팅 책임자인 '리 아이아코카'는 르망 24시에 참가해 페라리를 이기면 포드 자동차가 선망의 대상이 되어 판매량에도 큰 도움이 될거라고 합니다.
솔깃한 헨리 포드 2세는 당시 자금란을 겪고 있던 페라리를 인수하려 하지만 관료주의에 찌들어 있던 포드의 수직적인 경영 방식을 따를 수 없다며 페라리는 제안을 거절합니다.
모욕감을 느낀 포드는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르망 24시에서 페라리를 꺾어 줄 레이싱 드림팀을 결성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케롤 셸비가 책임자가 되어 팀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켄의 실력을 진즉부터 알고 있던 케롤은 그를 영입해 드림팀을 꾸리지만 사회성이 제로에 가깝고 다른 사람 눈치 따윈 보지 않는 켄의 성격이 문제가 되어 포드 부사장과 갈등을 빚게 됩니다.
관료주의의 전형인 꼰대 부사장에게 포드 자동차에 대한 독설을 서슴없이 날려대는 켄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죠. 결국 레이싱카 제작과 연습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켄을 최종 레이서 명단에서 제외시켜 버립니다. 물론 케롤은 이에 반발하지만 부사장을 이길 순 없었죠.
켄 없이 르망 24시에 참가한 포드는 처참하게 페라리에 패하게 되고 언론에서는 각종 조롱을 쏟아냅니다. 격분한 헨리 포드 2세는 케롤에게 책임을 물으려하지만 케롤은 화려한 언변으로 회장을 설득해내고, 다음 르망 24시 준비를 위한 모든 전권을 가지게 됩니다.
다시 한 번 켄을 찾아간 케롤. 이번엔 자신이 레이싱 팀에 대한 전권을 얻었으니 한번만 더 자신을 믿고 팀에 합류해 달라고 합니다. 이미 한 차례 포드에게 버려진 켄이었지만 뼈 속부터 레이서인 그에게 트랙을 떠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죠. 결국 켄은 다시 팀에 합류하게 되고 페라리를 꺾기 위해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하게 됩니다.
차를 완전히 뜯어내고 새롭게 개조해 절치부심한 그들이었지만 부사장이 또 한번 레이싱에 대한 총 책임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옵니다. 앞뒤 꽉 꽉 막힌 포드의 기업 문화가 계속해서 켄과 케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죠.
자존심만 세우는 부사장 때문에 또 다시 켄을 내칠 수 없다고 생각한 케롤. 회장과 임원단이 레이싱팀을 방문하자 부사장을 방 안에 가둬버리고 회장을 레이싱 카 옆 자리에 태운채 미친듯이 차를 질주합니다.
레이싱이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 것인지,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 왜 최고의 레이서가 함께 해야 하는지 회장이 직접 느끼게 하려는 것이었죠. 케롤의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고 회장은 부사장의 만류에도 켄의 르망 24시 참가를 허락합니다.
포드의 전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모든 준비를 마찬 그들은 르망 24시가 열리는 프랑스로 떠납니다.
[추천? 비추천?]
레이싱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두 남자가 앞 뒤 꽉 막힌 관료주의적인 환경을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 전설적인 클래식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레이싱 장면에서의 찰진 배기음과 감각적인 연출은 보는 사람에게 마치 레이싱 카를 직접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결말이 흔하디 흔한 해피엔딩이 아닌 것도 좋았는데요. 레이싱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엔딩씬으로 보여주며 끝이 났다면 이렇게 여운이 오래 남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레이싱만을 위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감상하다 보면 '저렇게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낼 단 한가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호불호 없이 모든 사람에게 무난하게 '수작'소리를 들을만한 작품이니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추천합니다.
드라마 장르를 좋아한다. 자동차를 좋아한다. 그냥 영화는 대체로 좋아한다 하시는 분들께는 추천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영화가 취향이다 하시는 분들께는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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